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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rich

루체른에서 약 54km, 50분 정도를 달려 취리히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취리히를 출발해서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오후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고, 루체른을 떠나 취리히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경이었습니다. 오후 5시정도까지는 여유가 있었던 마지막 스위스 여행..


@bürkliterrasse



스위스의 다른 도시들도 그렇지만 시내 주차요금은 꽤나 비싸다고 들었던터라, 취리히는 여러 곳을 찾아봤는데, 제가 선택한 곳은 길 옆에 있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공영 주차장이었습니다. 주차해놓고 리마트강(limmat)과 취리히 시내를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고, 주차요금도 그렇게 비싸진 않았습니다. 시내에선 최고 1~2시간 주차인데, 이 곳은 최고 4시간까지 주차도 가능했고 요금도 시간당 1CHF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전 잔돈이 5CHF 뿐이어서 그냥 5CHF를 넣고 4시간짜리 주차권을 샀었어요. 거스름돈은 안줍니다. ㅎㅎ


by Google map


주차장을 따라 취리히호수 옆을 걷다가 리마트강이 나오면 강을 따라 걸어가면서 명소들을 구경해보고, 다시 돌아보는 코스였습니다. 가다가 가보고 싶은 골목이 보이면 따라 가보기도 하고, 구경해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구경해보기도 하는.. 기억을 되살려 아래 맵에 표시는 해봤는데, 골목골목 돌아다닌게 많아서 아마 지도의 동선보다는 더 많은 곳을 봤던 것 같습니다.


by Google map


취리히호수에는 개인용 보트로 보이는 배들이 참 많았습니다. 호수에서 생계용으로 물고기를 잡을 것 같진 않은데..


@zurich


호수 가운데에는 큰 분수가 하늘로 물줄기를 뿜어대고 있기도 하고요.



@zurich


많은 배들이 떠있는 풍경이 인상적이었어요.


@zurich


@zurich


호수가에 배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쪽에는 아래와 같은 드넓은 잔디밭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앉거나 누워서 쉬고 있었어요. 대도시 안에 이런 깔끔하게 잘 정비된 휴식 환경이 있고 그 환경을 즐기는 사람들.. 분명 한국의 근로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을 사람들인데, 더 여유가 있어보이는 것은 왜 그런 것인지..


@zurich


@zurich


스위스의 어느 도시에 가던 물가에 있는 오리와 백조는 사람들과 참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zurich


리마트강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길을 건너 가을빛이 아름다운 도로를 따라 시내쪽으로 올라갑니다. 고풍스런 건물에 액센츄어(accenture) 사무실 입구가 보였던 기억이.. ㅎㅎ


@zurich


이 곳은 프라우뮌스터 수도원과 대성당입니다. 대성당은 굳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옆의 수도원은 무료 입장이고, 수도원을 들어가보는 것도 처음하는 경험이라 마당에 들어가서 한바퀴 휙 돌고 나왔습니다.


@fraumünster


수도원 마당에는 이런 분수들도 있고 벽에 새겨진 조각들도 있었습니다. 벽화들이 스케일도 크고 색감이나 화풍이 그 분야 까막눈인 제가 봐도 참 좋아보였습니다.


@fraumünster


@fraumünster


프라우뮌스터 수도원 옆에는 이런 커다란 광장이 있습니다. 취리히도 도시 계획은 하겠지만, 그래도 이런 공간을 마구 채우는 짓은 안하는 것 같아요. 서울 같으면 적어도 2차선 도로라도 뚫렸고 건물도 몇 개 없어졌을 것 같은데..


@zurich


@zurich


취리히 시내의 하늘에도 전차를 위한 줄들이 엮여 있습니다. 베른에서도 전차들을 보면서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취리히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못탔네요. 건물들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zurich


길 가다가 보이는 노천 식당에서 피자와 맥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골목골목을 구경하고 다닙니다. 길가다가 고개를 돌려서 이런 골목이 보이면 쭉 따라 들어가보는 거였어요. 물론 지도는 켜놓고 큰 동선은 어느 정도 지키면서 갑니다.


@zurich


그렇게 가다가 마주친 성 피터(St. Peter) 교회. 지금은 개신교 교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조용한 교회 앞에 노란잎 가득한 나무가 취리히에 가을이 깊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st.peter church


지도를 보며 골목들을 지나다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보면.. 


@zurich


나무 그늘과 벽돌 바닥이 보기에도 시원하고 청명한 린덴호프(lindenhof) 공원이 나옵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술집같은데.. ㅎㅎ


@lindenhof


린덴호프는 취리히의 구시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라서 취리히의 멋진 장면들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습니다.


@lindenhof

@lindenhof


주차를 했던 취리히 호수 옆 공원의 잔디밭에도, 이 곳 린덴호프에도 취리히 사람들은 참 여유롭게 시간을 잘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도 한참을 쉬면서 바람도 쐬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lindenhof


리마트 강 옆으로 연결된 길로 가기 위해 골목길을 굽이굽이 내려와보면 또 작은 휴식 공간이 보입니다.


@zurich

@zurich


이 쯤에서 다리를 건너서 건너편으로 넘어가 봅니다. 베른, 루체른 모두 이런 강을 끼고 양 옆에 휴식 공간들을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강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매년 여름 장마때마다 잔뜩 높아지는 수위를 생각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ㅎㅎ


@zurich


저 높이 뻗은 시계첨탑은 지나오면서 본 성 피터 교회입니다. 아직 밝고 날씨가 좋긴 하지만,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습니다.


@zurich


이름답게 아주 큰 규모의 그로스뮌스터(grossmünster) 교회가 보입니다. 린덴호프에서 내려다 보던 풍경에서도 보이던 취리히의 랜드마크입니다.


@grossmünster


교회 앞에는 꽤나 큰 나무가 온통 가을빛이 되어 사람들의 사진 배경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grossmünster


그로스뮌스터를 지나 강변이 아닌 안쪽의 골목을 구경하며 지나가고 있던 중, 어디선가 엄청 꼬릿꼬릿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바로 이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는 온통 퐁뒤(fondue)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니었다면 한번쯤 먹어봤음직하지만, 어쩌면 그 냄새 때문에 먹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zurich


취리히 호수 옆의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길과 이 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길가에 서서 관광객 티 팍팍 내면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zurich


@zurich


오리, 백조들에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그 먹이를 받아먹는 동물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취리히


@zurich


호수가에 있는 벤치에는 아주~ 편히 쉬고 있는 청년도 있었습니다. 오후 4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으니, 어제 밤에 달린게 피곤해서 저러고 있는 것 같진 않은데.. ㅎㅎ


@zurich


시간이 더 여유로웠다면, 더 많이 걸어다니면서 구석구석 구경했겠지만, 리마트강 주변과 취리히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족했습니다. 스위스의 유명한 도시는 다 본 것 같네요. 취리히, 베른, 루체른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몽트뢰..

주차장에 가서 차에 올라 공항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주변에서 어쩔 수 없이 비싼 주유를 하고 차를 반납했습니다. 아쉬움보다는 좋은 추억과 기억, 고마움들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도시, 시골, 산, 강, 호수, 빙하, 계곡, 협곡.. 유럽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혼자 오게 된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알아보고 준비해서 생의 중간에 의미있는 이정표를 만든 것 같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추억입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좋은 추억이 함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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