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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erhorn Glacier Paradise

스위스 여행 5일차.. 인터라켄과 더불어 스위스의 산악 여행지로 유명한 체르마트(zermatt)에 이틀간 머물며, 마터호른(matterhorn)을 보는 일정을 계획했습니다. 하루만 예정하고 왔다가 날씨때문에 못보게 되면 안되니 이틀을 예정하고 그에 맞추어 계획을 짰더랬습니다.


matterhorn @zermatt


체르마트 지역에서 돌아볼 곳으로 계획했던 곳들입니다.



  • Sunnegga
    • Sunnegga - Zermatt : kickbike (18CHF, 7.2km, 45분)
    • Blauherd - Stellisee - Grindjisee 왕복 (5.1km, 1시간 30분 예상)
    • Stellisee only 왕복 (40분 예상)



세군데를 하루에 모두 돌아보는건 가능은 하겠지만, 감상의 의미는 크게 떨어질 것 같아 최대 두군데를 하루에 보고, 나머지 한 곳은 포기할 수도 있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이킹도 가능하고, 킥바이크를 타는 등의 액티비티도 가능하고 호수도 볼 수 있는 수네가는 여행 계획을 세우는 내내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계획을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비용 계획을 세우고 있던 어느 날, 홈페이지를 확인하다가 발견한 것은 제가 계획한 날짜뿐 아니라 여행 기간 내내 수네가 이상의 산에는 케이블카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것.. 제 계획상으로는 수네가까지만 올라가서는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아.. 뭐.. 이런..






여행 기간에 케이블카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너무도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체르마트는 차량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마을인 태쉬(täsch)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는 방법과 태쉬에 머물면서 체르마트에 매일 들어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 태쉬에 있는 호텔에 머물면서 주차문제도 한꺼번에 해결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간단한 호텔 조식을 먹으면서 여행 계획을 최종 확인합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마터호른 글레시어 파라다이스에 다녀와서 고르너글라트에 가는 일정입니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체르마트행 셔틀열차 승강장에서 왕복 열차표를 half fare card로 50% 할인을 받아서 8.2CHF에 구매를 하고, 20분마다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체르마트로 갑니다. 열차 탑승시간은 12분..

@the matterhorn terminal täsch


열차를 내려서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케이블카 스테이션으로 갑니다. 역 바로 앞에는 고르너글라트에 갈 수 있는 케이블카 스테이션도 있습니다.

아직 모든 상점이 문을 열기 전의 이른 시간이지만, 관광객과 출근하는 현지인들이 상쾌한 공기 속에서 아침을 맞고 있었습니다.


@zermatt


체르마트 마을의 모습과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몇 일씩, 몇 번씩 오는 분들의 이야기 블로그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zermatt


@zermatt


상점이 늘어선 메인 거리를 지나쳐서, 샬레스타일의 주택가를 따라 걷다보니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반가운 산의 모습. 바로 마터호른입니다.

제가 처음 마주친 마터호른은 한쪽 벽이 노랗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마터호른은 해뜰때 저 벽이 빨갛게 빛난다고 하고, 그 모습을 보기위해 부지런한 관광객들은 새벽부터 명당을 찾아 나서고, 여유있는 관광객들은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방을 예약한다고 하지요.

그 모습이 너무 독특하고 유명해서 인지 마터호른은 보자마자 "와.." 소리가 나오는 그런 산이었습니다. 체르마트 사람들에겐 동네 뒷산 정도일텐데.. ㅎㅎ


@zermatt


체르마트 가운데에는 빙하가 녹아 산에서 부터 흘러내린 물이 개천을 만들어서 흐르고 있습니다. 물 흐르는 소리가 꽤나 컸는데, 아침 공기와 어울려서 체르마트의 첫 느낌을 매우 상쾌하게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zermatt


@zermatt


케이블카 스테이션에 도착하면 마터호른이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사실.. 여기서 보나 위에 올라가서 보나.. ㅎㅎ


@zermatt bergbahnen ag


매표소에 가서 half fare card로 50% 할인을 받고, 정상에 있는 글래시어 팰리스 입장료를 포함해서 58CHF에 정상까지 왕복하는 티켓과 입장권을 구매하고 zermatt - furi - trokener steg - matterhorn glacier paradise 의 순서로 케이블카를 바꿔타면서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케이블카에는 관광객은 몇 명 없었지만, 스키/스노우보드 복장을 갖춘 어른, 아이 단체가 몇 십명이 함께 오르느라 스키장에 온듯한 기분만 잔뜩.. 유럽 아이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유럽내를 오가는 시티라인의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스위스에 와서 스키를 배울 수 있다니..


@furi station


일찍 서둘러서 올라왔더니 꼭대기역인 matterhorn glacier paradise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 유명한 관광지답게 벽시계도 명품 위블로네요.


@matterhorn glacier paradise


스키와 스노우보드를 타기위해 몸을 풀고 있는 수많은 인파들을 헤치고 야외 라운지를 찾아 나갑니다. 유명한 십자가의 모습과 맑은 날씨 속에 웅장한 설산의 모습이 주변에 가득 펼쳐집니다.

해발 3,883미터 클라인 마터호른(klein matterhorn)..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가 비슷한 거리에 위치한 이 곳.. 주위의 산 정상이 모두 동등한 높이로 보일 정도로 높은 이 곳.. 산을 잘 아시는 분들은 몽블랑도 구분하신다고 하던데..


@klein matterhorn


날씨가 정말 고마웠던 스위스 여행 5일째 날.. 여행 대부분이 이렇게 좋은 날씨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정상은 춥습니다. ㅎㅎ


@klein matterhorn


산 정상을 덮고 있는 두꺼운 얼음의 모습.. 케이블카를 타면서 보이는 모습은 점점 녹아 버린 모습이었는데, 정상에서 보는 얼음은 아주 단단한 등껍질처럼 보이는 모습입니다.


@klein matterhorn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오른쪽의 바로 옆산은 브라이트호른(breithorn) 입니다. 왼쪽에는 체르마트 마을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중부 지역의 산맥들도 한눈에 보일 정도로 높은 곳에 좋은 날씨와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klein matterhorn


역시 그 중 최고의 모습은 마터호른입니다. 하루종일 봐도 질리지 않고 계속 셔터를 누르게 만들던 산의 모습..


@klein matterhorn


잘 정비된 스키코스의 모습은 스키 안탄지 십년이 넘는 사람도 타보고 싶게 만들었고,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그저 부럽게만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klein matterhorn


미리 입장권을 샀으니, 빙하동굴도 가봅니다. 몇 군데 빙하동굴을 가봤지만, 가장 정비가 잘되어 있고 볼거리도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빙하동굴은 이 곳이 아니더라도 볼 수 있다는거..


@glacier palace


@glacier palace


슬로프가 시작되는 쪽으로도 나가봅니다. 한참을 몸을 풀어둔 스키어와 스노우보더들이 하나 둘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klein matterhorn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 전에 레스토랑에 들러 기념품도 몇 가지 구입하고 창가 자리에 앉아 블랙커피도 한잔 마십니다. 기념품은 다녀본 관광지 중에 가장 예쁘게 만들어 놓았던 곳인 것 같습니다.


@matterhorn glacier paradise


내려가는 길에 트로케너 슈테그(trockener steg) 역에 내려서 구경을 해봅니다. 확장 공사를 하고 있던터라 공사장 그대로의 모습이었지만, 마터호른의 멋진 모습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약간 올려다보면서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trokener steg


공사가 끝나면 아래 사진에 보이는 저 호수도 마터호른이 비치는 관광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trokener steg

거대한 산맥 사이에 위치한 체르마트 마을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냥 걷거나 자전거타도 휙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몬스터 바이크라는 액티비티를 다음 역인 퓨리(furi)역에서부터 타고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trokener steg


@trokener steg


스위스 여행 5일째 아침.. 마터호른.. 트로케너 슈테크에서 마터호른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은.. "다 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융프라우같은 유명한 산들에 올라봤고, 빙하도 봤고, 호수도 봤고, 협곡도 봤고, 도시의 모습도 시골의 모습도 봤고.. 드라이브도 많이 했고.. 마침내 마터호른까지..

좀 외로웠지만, 좋은 날씨와 함께 한 여행에 감사했고, 이제 남은 이틀 남짓의 시간은 좀 더 여유있게 더 즐기면서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느낌과 의지..

여행을 다녀온 지금, 누군가에게 체르마트 관광을 추천한다면 수네가, 고르너글라트를 추천할 겁니다. 마터호른 글레시어 파라다이스는 최고의 관광지가 아니라 좋은 스키장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올라 주변의 산을 모두 보고싶다면 당연히 마터호른 글레시어 파라다이스에 가야합니다.

하지만 마터호른의 모습을 보기위해 찾은 체르마트에서 마터호른의 멋진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이 체르마트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이런 생각을 더 확고하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zermatt

가을의 모습이 완연했던 체르마트.. 여유있고 좋아보이는 그런 마을의 모습.. 하지만 반전이 하나 있는데.. 사실은.. 마차를 끄는 말들이 곳곳에 남긴 배설물 덕분에 곳곳의 냄새는 그다지.. ㅎㅎ


@zermatt


마터호른을 보면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수네가.. 꼭 가보고 싶었지만, 케이블카 운행이 없는 기간이니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마터호른은 오늘까지만 즐기고 6일차에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자면 남은 것은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예약을 하기 위해 다시 체르마트 스테이션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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