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schinensee - Unesco World Heritage |
여행의 셋째날 아침은 일기예보대로 새벽에 비가와서 호텔방 베란다에서 보는 마을의 모습이 더욱 상쾌한 느낌이었습니다.
Wilderswil @Hotel Berghof Amaranth |
호텔이 있는 지방은 비가 안오고 있지만, 스위스 전역의 날씨를 한번 확인해봅니다. 원래의 목적지인 그린델발트는 종일 비예보, 드라이브 코스로 생각했던 그림젤패스(grimsel pass), 푸르카패스(furka pass) 역시 비, 루체른, 취리히 역시 비 예보.. 그런데 멀지않은 베른(bern)은 비가 그친 것으로 나오네요? 베른은 여행의 후보지였던 터라 별 공부 안했는데.. 그래도 비를 맞으며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단 베른 시내관광이 낫겠다 싶어서 조식을 먹으며 한번 확인해봅니다.
호텔에서 베른시내까지는 약 66km,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이 날은 일요일. 주차할만한 곳도 찾아보질 않아서 살짝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사람사는 곳이니 주차할 곳 한군데 없겠냐는 생각으로 출발해봅니다.
by Google Map |
툰(thun) 호수를 따라 비오는 날의 강변 드라이브를 하면서 베른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가다보니 부슬부슬 오던 비도 그쳤습니다.
@Spiez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칸더스텍(kandersteg) 지방의 날씨를 확인해봅니다. 외시넨 호수(Oeschinensee)에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오전 날씨에 흐린 구름만 예보되어 있습니다. 그 길로 바로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칸더스텍에 있는 외시넨 호수의 곤돌라 승강장으로 변경하고 26km, 약 30분 정도를 열심히 달려갑니다.
by Google Map |
비가 그린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있지만, 구름 위로 보이는 하늘색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road to kandersteg |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안개가 많이 끼어있습니다. 케이블카 티켓을 구입하기 전에 호수의 CCTV를 확인해봅니다. 다행히 CCTV 상으로는 비가 오거나 구름이 잔뜩 낀 날씨는 아닌 것을 확인하고 주차티켓을 구입합니다. 이 곳의 주차 시스템은 미리 표를 사서 차 앞의 대시보드에 놔두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5CHF에 하루 종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권을 구입해서 차에 놓고, half fair card로 50% 할인을 받아 13CHF에 케이블카 왕복 탑승권을 구매하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안개가 잔뜩 낀 산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주차장은 아주 큰 규모는 아닙니다.
@Kandersteg |
케이블카를 내려서 약 25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정오 근처부터는 8CHF에 전동차를 탈 수도 있는데, 산책 코스로 아주 좋기 때문에 걸어서 왕복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 수 없는 것에 갇힌 채로 열심히 걸어가봅니다.
@Oeschinen |
@Oeschinen |
@Oeschinen |
걷기 좋게 정비된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저 멀리에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마음 설레게 하는 에메랄드 빛의 외시넨 호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환상적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호수까지 계속 걸어갑니다.
@Oeschinensee |
호수 옆의 음식점도 아직 문을 열기 전이고,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다섯명이 채 되질 않는 이른 오전의 외시넨 호수. 사진에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한참 동안 호수를 감상해봅니다.
맞은 편에 보이는 산은 블뤼엠리살프호른(Mountain Blüemlisalphorn)입니다. 블뤼엠리살프산위에서 내려다 보는 상상은 이 링크를 참고하세요.
@Oeschinensee |
한참동안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등 뒤로부터 바람에 실린 구름이 실려오더니 호수를 뒤덮었습니다. 여기 있는 동안 이렇게 몇 번이나 바람과 구름은 호수를 덮었습니다.
@Oeschinensee |
구름이 적당히 걷히고 호수 주위를 돌아보려고 하는데, 외국인 커플이 걷기 좋게 보이는 호수의 오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혼자 온 동양의 관광객은 괜한 마음에 왼쪽으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게다가 산길 두고 호수를 따라 거칠어보이는 길로.. (그냥 오른쪽으로 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ㅠㅠ)
@Oeschinensee |
바위를 넘기도 하고 뛰어내리기도 하는 등 예상과는 다른 길을 헤쳐나간 끝에 아래 사진과 같은 곳에 도착합니다. 폭포는 이뻤지만,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Oeschinensee |
다시 돌아올때는 산길을 따라 걸어옵니다. 다시 구름이 몰려왔어요.
@Oeschinensee |
@Oeschinensee |
@Oeschinensee |
아까 앉았던 벤치에 다시 앉아서 챙겨갔던 크로와상 하나와 커피우유, 사과를 먹고 다시 내려가기 위해 나서봅니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주변 산들의 모습도 장관이었습니다. 맑은 날이었다면 아래의 칸더스텍 마을도 보였을텐데요.
@Oeschinen |
케이블카 승강장 옆엔 마운틴 코스터도 있습니다. 재밌어 보이긴 하는데, 온통 안개 속이라서 전 그냥 안탔어요. 봄, 여름 시즌의 맑은 날씨에 가시는 분들은 타보시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여행의 첫 이틀동안은 만년설과 빙하에 덮인 산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면, 셋째날의 오전은 산과 눈이 만들어낸 너무도 아름다운 호수를 보게되었습니다. 스위스에는 호수가 많이 있는데, 그 중 많은 호수는 댐으로 생긴 인공호수라서 자연적으로 생긴 외시넨 호수가 더 의미있는 곳인 것 같기도 합니다.
따뜻한 날, 점심먹거리를 챙겨서 피크닉을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그런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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