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Mountain Schilthorn



정말 멋진 광경을 보여준 융프라우를 뒤로하고 쉴트호른에 가기 위해 차에 오른 시간은 오후 2시가 넘었습니다. 쉴트호른에 오를 수 있는 케이블카의 마지막 스케쥴이 오후 4시 25분이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의 마지막 스케쥴이 5시 55분이니 부지런히 가봅니다.



@Schilthorn, Piz Gloria


그린델발트 그룬트역에서 쉴트호른 케이블카 스테이션까지는 약 20km,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차가 아니었다면, 기차와 버스(혹은 도보)를 이용해서 가야하는데 대기시간 포함하면 2시간이 넘게 걸렸을 것 같네요. 렌터카로 여행하는 최고의 장점은 이런 점이겠지요.


by Google Map


가는 길에 폭포로 유명한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을 지나갑니다. 저 멀리엔 눈덮인 산이 보이고, 바로 앞에는 근사한 폭포가 눈 앞에 펼쳐지는 마을, 라우터브루넨입니다.
가는 길에 보이는 폭포는 그냥 동네 폭포같지만, 라우너브루넨의 유명한 슈타우바흐 폭포 (Staubbach Falls) 입니다. 저 폭포를 보는 순간 운전하다가 탄성을 질렀어요. 일부러 일정을 잡지 않았기에 볼 수 있을거란 생각도 하지 않았던 폭포가 눈 앞에 나타난 순간입니다.


@Lauterbrunen


라우터브루넨을 지나 푸른 초원 사이로 난 길을 달려가면, 슈테첼베르그(Stechelberg)에 위치한 쉴트호른(Schilthorn) 케이블카 스테이션에 도착합니다.



to Stechelberg (taken by iPhone time lapse mode)

이 곳의 주차장도 여유있는 편이고, 주차요금은 2~4시간 주차 기준으로 6CHF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줄을 타고 케이블카가 절벽으로 시작하는 산으로 올라갑니다. 저길 어떻게 올라가나 싶은 절벽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chilthornbahn


위 사진에도 주차장이 살짝 나오지만, 더 잘 나온 주차장 사진은 여기를 눌러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주차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주게되는 것은 폭포였습니다. 수량이 많아 웅장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고 있는 저 폭포는 참 매력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저런 모습의 폭포가 하나가 아니었어요.


@Schilthornbahn

매표소에 가서 half fare card로 50% 할인을 받아서 52.5CHF에 정상까지 왕복하는 티켓을 구매하고 stechelberg – gimmelwald – mürren – birg – schilthorn의 순서로 케이블카를 바꿔타면서 약 30분 정도를 올라갑니다.

참고로 쉴트호른은 정상에 있는 360도 회전 전망대에서 즐기는 브런치가 포함된 티켓도 있습니다. 오전 7:25, 7:55, 8:25분에 출발하는 케이블카 왕복티켓으로 113CHF에 구매가 가능하고, 이 밖에도 오후 3:25분 이후의 케이블카 왕복티켓은 선셋(sunset)티켓이라고 할인 전 가격으로 84CHF에 구매가 가능하네요.

케이블카에 오르니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자기 몸만한 짐을 메고 올라가는 파일럿들과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은 대부분 인터라켄에서 경험하는 패러글라이딩이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쉴트호른에서 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동안 아래 사진처럼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월초에 갔던 산의 모습이니, 11월부터 시작하는 겨울이 되면 모두 눈에 덮인 모습이겠네요.


@Schilthorn


birg to schilthorn (taken by iPhone time lapse mode)

해발 2970미터 정상에 도착해서 전망대로 나가서 본 모습입니다. 쉴트호른에서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산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Schilthorn, Piz Gloria


@Schilthorn, Piz Gloria


쉴트호른은 1969년 제작된 작품인 007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여왕 폐하 대작전)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합니다. 전망대에는 제임스본드와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작은 전망대로 가면서 핸드프린팅 등 볼거리가 있는데 제가 간 날은 출입을 막아놔서 아쉽게 가보진 못했습니다. (제임스본드와 함께 찍은 사진은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저 멀리 보이는 호수는 아마도 인터라켄(interlaken)의 툰(thun) 호수로 생각됩니다. 융프라우가 눈과 빙하로 덮인 산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쉴트호른은 융프라우 뿐 아니라 그린델발트, 인터라켄까지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멋진 뷰를 제공하는 곳이었습니다. 날씨가 너무나 좋아서 이런 감동적인 뷰를 감상할 수 있겠겠지요.


@Schilthorn, Piz Gloria


@Schilthorn, Piz Gloria


다시 전망대 안으로 들어와서 007 박물관에 가봅니다. 유명세에 비해 볼만한 것은 없거나 구식이지만, 그래도 한번 볼만한 곳입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쉴트호른의 모습, 영화포스터, 모형 헬기, 모형 봅슬레이 등을 볼 수 있고, 영화 제작에 사용되었던 스크립트도 볼 수 있습니다.


@Schilthorn, 007 Museum


한참을 구경하고 비르그(birg) 스테이션으로 내려갑니다. 이 곳에는 thrill walk, skyline walk 코스가 있기 때문에 꼭! 꼭! 들렀다가 가야하는 곳입니다. 융프라우, 묀히, 아이거 산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스카이라인워크(skyline walk)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 전망이 스카이라인워크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멋진 모습입니다. 마침 산 정상에 구름이 걸려있어서 신비한 느낌까지 함께 주는 모습입니다.


@Birg, Skyline walk


산의 옆구리(?)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스릴워크(thrill walk)입니다. 내려가는 계단부터 살짝 긴장이 되는데,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서 그 긴장감이 점점 올라갑니다. 짧지 않은 코스예요.


@Birg, Thrill walk

걸어가다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길의 절반이 유리로 된 길이 나옵니다. 제가 간 날 오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은 유리 위로는 못 걸어갔어요. 유리 위로 걷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스릴 넘치기 때문에..


@Birg, Thrill walk

@Birg, Thrill walk


스릴워크를 따라 걸으며 보이는 산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산의 모습을 바라보다 휑한 느낌의 발 아래를 바라보면..


@Birg, Thrill walk


이제 비르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뮈렌(mürren)으로 내려갑니다. 뮈렌에서는 알멘트후벨(allmendhubel)까지 왕복하는 편도 3.3km의 파노라마 트레일코스도 유명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대신 김멜발트(gimmelwald) 스테이션까지 2.3km 코스를 트레킹해서 내려가기로 합니다. 김멜발트에서 슈테첼베르그까지 가는 케이블카는 늦은시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마을 뮈렌의 모습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내려가도 괜찮습니다.


@Mürren

@Mürren


뮈렌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 산다는 것에 부러움과 함께, 어떻게 먹고사는 것인지 참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참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10월 초였으니 한국에도 가을이 오는 시기였지만, 스위스에서 가을 정취를 제대로 느끼고 왔어요. 봄, 여름이었다면 더 파릇한 모습이었겠지만, 가을의 모습도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Mürren

@Mürren

@Mürren

@Mürren

@Mürren

@Mürren 
@Mürren




아름답게 단풍이 들고, 낙엽이 떨어진 트레킹 코스에서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면 만년설이 덮인 산의 모습이 보이는 풍경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2.3km의 길을 걸어내려오면 예쁘게 지어진 게스트하우스들도 보이고, 길다란 미끄럼통이 있는 놀이터도 있는 김멜발트에 도착합니다.


@Gimmelwald

감사하게도 너무 좋았던 날씨와 함께했던 스위스에서의 두번째 날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쉴트호른은 시간 여유가 되는 여행객이라면 높은 우선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코스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