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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

외시넨 호수의 멋진 풍경을 눈에, 머리에, 마음에 두고 원래 가려고 했던 베른으로 향해봅니다.


@Bern

칸더스텍(kandersteg)에서 베른 시내까지는 약 71km, 1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왔던 길을 거슬러서 스피츠(spiez)까지 간 후 툰(thun) 호수를 끼고 열심히 달려가봅니다. 툰 호수가 보이는 드라이브 코스는 몇 번을 가도 참 멋진 코스입니다. 아마 베른에도 비가왔다면 툰 호수와 브리엔츠(brienz) 호수를 끼고 드라이브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by Google Map


베른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된 지역이라고 합니다. 스위스의 다른 도시들처럼 주차도 힘들고, 주차요금도 꽤나 비싸다는 후기들을 보고 간 처라 베른에 들어서면서부터 주차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길가에 있는 공간을 찾으려고 해봤는데 못찾았어요. 그러던 중에 P 글자 위에 ^ 기호가 붙은 퍼블릭 주차장 표지가 보입니다. 이 주차장이 베른의 어디쯤인지도 모르지만, 퍼블릭 주차장이니 무조건 들어갑니다.


capture from Google Map


스위스의 주차공간은 대부분 매우 좁습니다. 한국에선 이보다 넓지만 문콕때문에 상당히 민감하지요. 저도 제 옆의 차가 오른쪽 라인에 바짝 붙여서 주차를 해서 그렇게 주차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왼쪽의 운전석쪽 공간이 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서로 조심조심해야할 수 밖에 없어요.


@City Hall Parking Amag Bern



주차를 해놓고 밖으로 나와서 아이폰에 깔아뒀던 City Guide Bern 앱으로 추천 관광 경로를 확인해봅니다. 베른은 장미공원, 곰공원이 유명한데요, 장미는 봄에 에버랜드 가서 보면 되고, 곰은 딸랑 두 마리밖에 없고, 보기도 힘들다는 정보 정도는 미리 파악을 한 터라 가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경로를 따져봤더니, 별 생각없이 주차한 이 곳이 참 괜찮은 위치였어요. 심지어 일요일이라 주차요금도 많이 안비쌉니다. 4시간 정도 주차하고 6.5CHF. (주차비 참고) 운 좋았다고 생각했던 순간.


by Google Map


위 맵에 'City Hall Parking Amag Bern'으로 표시된 곳이 제가 주차했던 곳입니다. 아레(ares) 강을 건너면 장미공원(rosengarten), 곰공원(bärengraben) 이 있는데, 거길 갈 생각이 없으니 베른 기차역이 있는 시내까지 크게 한바퀴 걸어보면 되는 코스가 그려지네요.

여전히 스위스의 많은 지역은 비가 온다는 소식과 예보가 있는데, 베른은 맑은 날씨였습니다. 구름은 좀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좋은 날씨였어요.

포스트가(postgasse)의 시작 지점까지 걸어가서 베른성당(the cathedral of bern)을 향해 걸어봅니다. 취리히에 내려서 바로 차를 타고 티틀리스에 갔기 때문에 스위스의 자연과 샬레모양의 건물들만 봤었는데, 드디어 유럽 냄새 폴폴나는 건물과 길을 봅니다.


@Bern

@Bern

@Bern

@Bern


가는 길에 사람들이 잔뜩 모인 공원이 보입니다. 뮌스터공원(Münsterplattform). 잘 정비된 공원에서 커피, 맥주도 마시고, 탁구도 치고, 책도 보고 있는 사람들. 


@Münsterplattform, Bern

@Münsterplattform, Bern


뮌스터공원에서는 이런 멋진 뷰도 제공합니다.


@Münsterplattform, Bern

@Münsterplattform, Bern


베른성당에 도착해서 내부를 둘러보는데, 공사중인것 같았습니다. 꼭대기에도 올라갈 수 있는 것 같은데, 돈을 내고 올라가야해서 굳이..


@The Cathedral of Bern


기차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비싸보이는 벨뷰 팰리스 호텔 (Bellevue Palace Bern) 뒤로 작은 테라스가 보이는데, 거기서 보는 베른의 모습은 여행책에 자주 나오는 베른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Bern


거리에 상점은 정말 많은데, 음식점, 기념품샵을 제외하고는 전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가봅니다.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인데..


@Bern

@Bern

특별한 목적지없이 길을 따라 걷다보니, 유명한 감옥탑(käfigturm)도 보입니다. 탑 아래로는 트램이 지나가요.


@Käfigturm, Bern

@Käfigturm, Bern


감옥탑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스타벅스말고 더 좋아보이는 커피샵에 가서 마시고 싶었는데, 괜히 여기 스타벅스는 어떤지 궁금한.. 마셔본 결과, 아메리카노는 그냥 아메리카노, 시나몬롤 역시 특별하지 않은 그런 맛이었어요. 서버가 불친절했다는 느낌만..

하지만 유럽의 거리에서 마셔본 커피와 그 시간 동안의 여유..


@Starbucks, Waaghausgasse, Bern


베른에는 전기줄을 달고 운행하는 트램과 버스가 주된 이동수단입니다. 빨간 트램은 한번 타보고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못타고 왔네요.


@Bern


식당들이 잔뜩 줄지어있는 광장엔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와 커피,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가득이었습니다. 적당히 사람이 많았던 스타벅스에서 여유롭게 즐긴게 다행스럽기도 했었어요. 만약 혼자 온 여행이 아니었다면 이들 사이에 끼어서 여행 얘길 떠드는게 좋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Bärenplatz, Bern

@Bärenplatz, Bern

한국에선 쇼핑몰에 가면 종종 보는 분수대가 설치된 연방의사당(Bundesplatz Bern)을 지나 걸어가다보면 베른 기차역에 도착합니다.


@Bundesplatz Bern


@Bern

@Bahnhof Bern


베른의 건물들엔 특이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들에서도 볼 수 있는데,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는 것과, 한국으로 따지면 반지하에 스토어들이 있었어요. 서울이라면 여름철 홍수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베른은 그런 스토어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재밌어보이기도 했어요.


@Bern


베른엔 이런 동상들과 분수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떤 블로그에 보면 분수대에 나오는 물을 받아서 마셔도 된다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실제 분수대에는 담배꽁초도 있는 경우가 있어서, 물이 깨끗하다고 해도 굳이 마셔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길 한가운데 있는 동상을 보면서 사람들의 편의보다는 전통과 유산, 낭만을 중요시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솔직히 그런 생각과 의지들이 부러운 스위스였습니다.

동상의 뒤로 유명한 시계탑(Zytglogge, 지트글로게)가 보입니다.


@Marktgass, eBern


"처음 시계탑(Zytglogge, 지트글로게)은 도시의 서쪽 관문(1191-1256년)으로 사용되었고, 유명한 천문 달력 시계는 1530년에 만들어졌다. 현재는 베른의 주요 명소이자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로 알려져 있다.
시계탑은 베른의 표준 시계로서 시간의 표준을 잡는 역할을 했으며, 이 시계탑을 기준으로 주의 도로에 표시된 돌시계의 시간을 측정했다고 한다.
매 시간 울리는 차임과 2개의 시계탑, 기계적 수치와 천문학 시계는 모두 일반적인 기계장치로 작동되고 있다." (from 스위스관광청)


@Zytglogge, Bern


아래 분수는 베른시를 세웠다고 알려진 체링거(zähringer)를 상징하는 곰이 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분수입니다. 분수 조형물도 화려하지만 아래의 꽃은 이런 분수들이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모습을 알려줍니다.


@Zähringerbrunnen, Bern


삼손이 사자를 제압하고 있는 모습의 동상(Simsonbrunnen)도 있습니다.


@Simsonbrunnen, Bern


아래 사진은 주차장 가는 길에 보이는 세인트 피터 앤 폴 성당(Kirche St. Peter und Paul)입니다.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이 성당에서 Sister act2 영화도 찍었다고 하네요.


@Kirche St. Peter und Paul, Bern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뒤쪽으로 연결되어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이미 상당한 거리를 걸었지만, 안내려가볼 수 없지요. 낙엽이 잔뜩 떨어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봅니다.


to Langmauerweg, Bern


내리막길 끝에는 아레강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가 보이고,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가득한 놀이터가 보입니다. 아이와 함께 왔다면, 분명 이 놀이터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을거예요.


@Abenteuerspielplatz Längmuur, Bern


놀이터와 아레강 사이에는 이런 환상적인 뷰를 볼 수 있는 벤치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이 곳에 앉아서 한참이나 풍경을 보고 공기를 느끼고 물을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강 건너엔 서울의 아파트에 비하면 몇 배는 살아보고 싶은 그런 동네와 집들이 있었습니다.


@Uferweg, Bern

@Uferweg, Bern


GDP 기준으로 한국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 스위스, 스위스의 수도 베른. 그들이 얼만큼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는 관광객이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맑은 공기와 그 공기를 지키기 위해 조금의 불편은 감수하는 모습, 선대로 부터 내려온 건축 유산을 잘 관리해나가고 있는 모습 그리고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만들었을 주택과 건물의 모습들을 보면서 서울의 모습과 많이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려받은 문화유산의 차이도 크겠지만, 그 핑계만으로 우린 다르다고 하기에는 생각의 차이가 크다고 느꼈던 베른 관광이었습니다.

예상치 않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베른. 유럽의 모습을 보았고, 그 차이에 감동했던 하루를 고마운 맑은 하늘 아래 보내고 다시 숙소가 있는 빌더스빌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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