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Gelmersee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위스관광청,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사이트들에서 여행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지만, 구글 맵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은 곳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드라이빙 코스를 정하고 중간에 갈만한 곳들을 찾아보게 되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진이나 짧은 리뷰들을 많이 올려놓기 때문에 가보고 싶은 곳들이 참 많았습니다. 겔머호수(gelmersee) 역시 그렇게 발견해서 계획에 포함했던 곳입니다.


@gelmersee


아레 협곡(aare gorge)을 출발해서 그림젤패스(grimselpass)를 따라 차를 몰고 약 20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겔머반(gelmerbahn)으로 갑니다. (구글맵에서 거리 측정을 못해주는 것을 보니, 아마 눈이 많이 와서 그림젤패스가 통제된 모양이네요.)


by Google map


습기를 잔뜩 머금었던 구름낀 날씨는 정오에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맑고 쾌청한 날씨로 변해갔습니다. 웅장하지만 평화롭고 예쁜 풍경들에 감탄하며 차를 몇 번이나 세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grimselpass


@grimselpass


@grimselpass


@grimselpass


그림젤패스를 한참을 달려가다가 한덱(handeck) 호텔 반대편 길로 진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나옵니다. 거기에 차를 세우고 겔머반까지 약간 걸어올라가면 됩니다.


by Google map


"If you are looking for an adrenaline rush, this is exactly where you should be. With an inclination of up to 106%, this funicular is the steepest of its kind in Europe."

그림젤펠트(grimselwelt) 지역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홈페이지 내에 겔머 푸리쿨라를 설명하는 문구입니다. 겔머반에 도착하면 바로 보이는 푸니쿨라 선로는 정말 가파르게 보입니다.


@gelmerbahn


매표소에 가서 32CHF에 정상까지 왕복하는 티켓을 구매합니다. 이 곳은 아쉽게도 half fare card 혜택이 적용되는 곳은 아닙니다. 티켓을 구매하면서 판매하는 할머니(?)에게 호수의 기상상황을 물어봤는데, 확인해보더니 걱정할 것 없다며 모니터를 보여주기도 했었네요. 올라가는 시간, 내려오는 시간을 모두 정해서 표를 구매합니다. 약 2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구매를 했어요. 아마도 푸니쿨라 좌석이 많지 않아서 그렇게 판매하는 것 같았어요. 물론 좌석 여유가 있다면 언제 타도 관계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서 매표소 바로 앞에 있는 한덱폴다리(handeckfall bridge)를 건너봅니다. 건너는 사람도 없이 혼자 완전 긴장하면서 왕복을 했었네요.


@handeckfall bridge


다리 한가운데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림젤패스와 그 옆을 흐르는 아레강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잔뜩 긴장되는 다리위였지만, 그 위에서 보는 스위스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어요.


@handeckfall bridge


출발시간이 되어 푸니쿨라에 올라서, 가장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푸니쿨라를 조작하는 할아버지(?) 바로 앞자리. 같이 탔던 사람들은 10명이 되질 않았어요.

푸니쿨라가 덜컹 거리면서 약 15분을 줄 하나에 매달려서 선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저 줄이 끊어진다면.. 이런 생각과 함께 난간이나 안전시설 따윈 없는 선로의 왼쪽 낭떨어지를 온전히 느끼며 편치않게(!) 올라갑니다. 아래 동영상은 타임랩스 모드로, 6초에 한장씩 사진을 찍어 이어붙인 것이니 푸니쿨라의 속도는 이 속도보다 많이많이 느립니다.


gelmerbahn to gelmersee (taken by iPhone time lapse mode)


구름이 잔뜩 껴서 앞도 보이지 않는데다 왼쪽은 산 아래.. 푸니쿨라가 매달린 줄은 하나..

이 푸니쿨라는 꼭대기에 있는 겔머댐을 만들때 쓰던 선로와 기구라고 하네요. 이런 선로를 만들었을 노동자들과 이 푸니쿨라를 매일 타고 올라가서 열심히 일했을 노동자들도 무섭긴 했을거예요.


@gelmerbahn


왠만한 놀이공원에서의 스릴을 15분간 느끼고 내려서 몇 발짝 걸어가면 심상치 않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gelmersee


외시넨호수를 멀리서 봤을때 느꼈던 그 느낌, 전율 그대로.. 호수에 가까워질 수록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을 하게됩니다. 그렇게 걸어가면 마침내 이런 장관을 눈에 가득 담을 수 있습니다.


@gelmersee


@gelmersee


@gelmersee


저쪽 건너에 댐의 벽이 보입니다. 스위스에는 이렇게 댐을 막아 생긴 호수들이 많고, 융프라흐나 마터호른의 트래킹 코스에는 산이 비쳐지는 호수들이 명소로 소개되곤 합니다. 모든 호수들은 빙하가 녹아 생긴 물을 가득 담고 있기에 에메랄드 빛으로 비칩니다.


@gelmersee


호수 주변에는 2시간짜리 산악 트래킹 코스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트래킹도 고민했지만, 오후에 꼭 가보고 싶은 곳들도 있었기에 호수를 따라 댐을 건너는 정도까지만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같이 올라온 관광객들은 전부 트래킹 코스로 올라가더라구요.


@gelmersee


댐에 가까워지면 보이는 안내표지입니다. 1925년에 시작해서 1929년에 완공됐다고 하네요. 곧 100년이 되는 1,300만평방미터 용량의 댐.. 그 옛날에..


@gelmersee


겔머호수의 반대편에는 산들이 이어져서 만든 장관이 펼쳐집니다. 댐의 물이 방류된다면 여길 흘러서 하류의 강에 합쳐지겠지요.


@gelmersee


댐을 따라 걸어서 반대편으로 가봅니다. 에메랄드 빛 물 색깔은 언제봐도 신비로운 느낌인데, 가까이에서 보면 투명한 물이예요.


@gelmersee


댐을 지나서 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돌아가기로 하고, 돌아온 길을 찍어봤습니다. 구름이 쾌청한 시야를 방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운치와 웅장함을 더해줬네요.


@gelmersee


댐의 아래쪽에는 관광객들이 돌을 모아서 남기고 싶은 문구들을 남겨놓았습니다. 할까 말까.. 뭘 쓸까.. 고민하다가 딸 이름을 쓰기로 마음먹고 내려가서, 평소 부르는 닉네임을 짧게 남겨봤습니다. "챈" ㅎㅎ


@gelmersee


예정했던 2시간 보다 약간 덜 걸렸지만, 하행 푸니쿨라엔 관광객이 저 혼자였습니다. 이번엔 젤 첫줄에 앉아서 내려왔습니다. 놀이동산의 고속의 열차가 꼭대기에서 천천히 내려가는 그런 기분.. 



gelmersee to gelmerbahn (taken by iPhone time lapse mode)


댐건설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 댐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들은 저렇게 아름다운 장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차를 몰고 다음 목적지인 푸르카패스(furkapass)로 가는 길에 본 푸니쿨라 선로의 모습입니다. 멀리서 보기엔 별로 안무섭게 보일지 모르지만, 스릴넘치는 푸니쿨라였고, 그 꼭대기에는 아주 아름다운 호수가 있었던 겔머반이었습니다.


@grimselpass

댓글